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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11 14:51
일본 노인의 큰 절
 글쓴이 : 곽시혁
조회 : 243  
경주에 강의가 있어 다녀오는 길에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배낭을 멘 검소한 차림새의 팔십 대 일본 노인을 만났다.
정류소 직원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것 같기에 도와주려고 다가갔더니 노인은 부산역 근처에 있는, 지리를 잘 설명하기 어려운 한 호텔로 가는 길을 물었다.
마침 나도 부산에 가는 길이라 같이 가면서 가르쳐 주겠다고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선 버스 기사에게 사정을 얘기한 뒤, 부산에 들어서면 종점 전 호텔에 가기 가까운 곳에 내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가는 길에 비가 내리기에 얼른 집사람에게 전화해 우산을 가지고 버스가 서는 곳까지 나와 달라고 하였다.
부산에 도착해 마중 나온 집사람에게 우산을 받아들고 지하철역까지 그를 안내했다.
그리곤 돌아가려다가 ‘이왕 시작한 건데…’ 하는 생각에 표를 두 장 사가지고 노인이 가는 방향으로 몇 정거장 더 가면서 설명을 해주기로 했다.
그러자 노인이 내게 같은 방향으로 가느냐고 물었다.
집은 반대방향이지만 몇 정거장 더 갔다가 돌아오면 된다는 내 말에 노인은 무척 고마워하는 표정으로 명함을 교환하자고 했다.
알고 보니 그는 동경에 있는 한 기업체의 회장이었다.
회장의 신분에도 버스나 야간 페리호, 중급호텔을 이용하는 그의 소탈함에 나는 무척 놀랐다.
그때였다. 갑자기 노인이 달리는 지하철 바닥에 덥석 엎드리더니 내게 큰절을 하는 것이었다.
몇 번이나 고맙다고 정중하게 인사하는 그를 승객들은 이상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그 시선이 쑥스럽기도 하고 또 노인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나도 같이 엎드려 절을 했다.
유창한 영어를 하면서 지하철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하던 팔십 대의 멋진 회장님, 그가 몸으로 가르쳐준 겸손과 용기는 내 마음속에 큰 울림이 되고 있다.
* 자료출처 : 월간 좋은생각 / 양웅석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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